"언약"이란 기독교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언약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 다윗과 요나단의 관계를 통해서 언약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1.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는 관계입니다
요나단은 자기의 부친 사울에게 쫓기는 다윗을 향해 말합니다. "내 부친을 살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너에게 알게 하겠다. 그러나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너를 해치려고 하면 너에게 알려주어 너를 평안히 가게 하겠다. 그렇게 조치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실 것이다(12-13절)."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네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즉 "네가 평안하지 않으면 나도 다리를 뻗고 쉴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다리 뻗고 자는 사람은 정말 강심장입니다. 그런데 목회를 하면서 이런 강심장을 가진 사람을 별로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남을 불편하게 만들면 자기도 불편한 마음을 가누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보면 다 선한 사람들입니다.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넉넉히 있는 분들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사랑할 가능성이 없는 분들이 별로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둡시다.
2. 상대방을 위해서 복을 빌어주는 관계입니다
본문을 보면 요나단이 쫓기는 다윗을 위해서 복을 빌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하시기를 원한다(13절). 여호와께서 너의 대적들을 치실지어다(16절)."
인간이 가장 고상해지는 순간은 받으려는 마음이 주려는 마음으로 바뀔 때입니다. 특별히 인간이 가장 성숙해지는 때는 남을 위해서 기도하는 때입니다. 그런데 남을 위해서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놀라운 원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남을 위해서 기도해 줄 때 내가 더욱 큰 혜택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혜택이 돌아옵니까. 두 가지 큰 혜택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 자신이 중보기도를 하면서 놀랍도록 성숙한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기도해주는 상대방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하나님의 은총이 고스란히 내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위해 복을 빌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의 통로이겠습니까.
3. 대대로 인자를 베풀어주는 관계입니다
요나단은 지금 하나님의 역사를 움직이는 손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용사이기도 했지만 예민한 영적 안테나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틀림없이 하나님께서 다윗을 크게 일으키실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용맹한 왕자임에도 불구하고 다윗에게 사정을 합니다. "너의 사는 동안 자비를 베풀어서 나중에 나를 살려주게. 그리고 너의 대적들이 다 끊어진 후에도 내 집은 가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해 주게(14-15절)."
그리고 난 다음에 요나단이 "다윗의 집"과 언약을 했습니다(16절). 이것은 요나단과 다윗만의 언약관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요나단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대대로 이어지는 언약관계라는 말입니다. 즉 당대에만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관계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언약관계란 본인뿐만 아니라 대대로 인자를 베풀어주는 관계입니다.
실질적으로 다윗가와 요나단가가 그리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이 사울로부터 끊임없이 쫓겨다니면서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기름부은 자를 죽일 수 있느냐고 하며 죽이지 않았습니다. 기름부음받은 자이기 때문에 죽이지 않았을 것이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요나단과의 언약 때문에 죽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 사람은 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나는 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 얼마나 손해보는 게임입니까. 그러나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은 사람의 정당한 일에는 하나님이 개입해서 그 일을 처리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중에 길보아산 전투에서 사울이 요나단을 비롯한 세 아들과 함께 전사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울이 전사하자 누가 왕이 됩니까.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권력을 잡았는데 그는 허약한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다윗가와 지는 사울가가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보셋이 죽지 않으면 다윗이 전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없는데, 다윗이 떠오르는 태양이라고하여 그 힘을 이용해 이스보셋을 죽였습니까. 아닙니다. 다윗의 요나단과의 언약은 영원히 변함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이스보셋은 신하였던 레갑과 바아나에게 살해되고 결국 사울가는 완전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울가에 생존자가 있었습니다. 요나단의 절뚝발이 아들 므비보셋이었습니다.
그때 므비보셋을 놓고 아마 다윗의 몇몇 어리석은 신하들은 충동질했을 것입니다. "화근은 잘라야 합니다. 사울가의 왕자 므비보셋을 죽이십시오." 그러나 다윗은 요나단과의 언약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왕자처럼 대우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다윗이 요나단과의 언약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대대로 전 이스라엘 백성들의 추앙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성품 때문입니다. 이처럼 대대로 인자를 베풀어주는 관계가 바로 언약관계입니다.
4. 자기 생명을 사랑함같이 상대방을 사랑하는 관계입니다
본문 17절은 말합니다. "요나단이 다윗을 사랑하므로 그로 다시 맹세케 하였으니 이는 자기 생명을 사랑함 같이 그를 사랑함이었더라." 요나단의 이 다윗을 향한 사랑을 우정적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우정적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친구 때문에 망했다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반면에 친구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삶에 용기를 얻게 됩니다.
연애적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정적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피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정적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만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큰 삼나무 숲이 있습니다. 이 삼나무 숲의 나무들은 지상에 있는 나무들 중에서는 가장 크다는 소리를 듣는 나무들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나무는 뿌리도 깊게 내렸겠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그 나무의 뿌리는 그다지 깊게 내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 나무들은 서로 뿌리를 엉킨 채로 살고 있었습니다. 서로 뿌리를 엉키고 살고 있으므로 거친 풍수해에서도 굴하지 않고 큰 나무로 자라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정이란 "삼나무 숲의 엉킨 뿌리"와 같습니다. 우정이 꽃피는 곳에 인간사회의 거목이 자라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정"이라는 나무는 가장 느리게 성장하는 나무입니다. 그러므로 우정을 나누는 친구끼리는 깊은 이해와 지속적인 인내를 가져야 합니다. 언약이란 친구끼리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여러분! 친구에 대해서, 이웃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십시오. 그리고 같은 교회에 다니는 형제에 대해서 조금 더 인내로 접근해 보십시오. 교회생활을 할 때에는 연애적 사랑이나 인정적 사랑보다는 우정적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5. 둘 사이에 여호와 하나님이 영원히 함께 계시는 관계입니다
요나단은 다윗과 생존 전략을 숙의한 뒤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너와 내가 말한 일에 대하여는 여호와께서 너와 나 사이에 영영토록 계시느니라(23절)."
"삼각형의 원리"가 바로 언약관계의 원리입니다. 여러분! 어려운 일이 관계 속에서 생겨나거든 상대방을 찾아가기 이전에 하나님을 찾아가십시오. 상대방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비결은 거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영적 삼각관계의 원리가 아니면 인간관계는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목회 결론입니다.
유대인의 교훈집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습니다. "행복에서 불행으로는 한 순간이다. 그러나 불행에서 행복으로는 영원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서로의 관계가 좋다고 해서 안심하지 마십시오. 한 순간 안에 불행이 찾아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행의 순간에 하나님이 없이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어려운 순간을 만났을 때 서로를 바라보지 마십시오. 그러면 흠집이 더 잘 보이게 됩니다. 그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을 향해 같이 바라보는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치는 관계는 육적 애정의 관계이지 깊은 교감의 관계는 아닙니다. 상담에서도 상담자와 내담자의 자리 배치를 대단히 중시하는데, 서로를 정면으로 보는 자리 배치로 상담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비스듬히 바라보게 하는 관계가 정면으로 바라보는 관계보다 좋은 교감이 이루어지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악수하는 관계가 되지 말고, 어깨동무하는 관계가 되십시오. 서로를 바라보지 말고 같이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와 같은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모든 인간관계에서 보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습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하나님을 개입시키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삶에 결코 "훈련용 실패"는 있을지라도 "끝장나는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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