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무엘이 죽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사회는 참된 지도자 없이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 사회를 이끄는 참된 지도자가 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윗은 엔게디 요새에서 사울을 살려주고 바란 광야로 갔습니다(1절). 그리고 다시 마온 황무지로 돌아왔는데 그곳에서 부유한 나발이라는 사람을 만나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는 장면이 본문의 장면입니다.
다윗은 나발이 갈멜이라는 곳에서 양털을 깎는다는 소식을 듣고 10명의 소년을 보내어 나발에게 필요한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나발은 다윗을 무시하며 다윗의 요청을 거절하였고 이에 다윗은 분노하여 나발을 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나발은 큰 위험에 처하게 되고 재산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어버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몇 가지 그리스도인의 물질관에 관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1. 물질적인 영역을 등한시하지 마십시오
기독교는 물질을 등한시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청렴함"의 원리는 물질을 깨끗이 다루라는 원리이지 물질을 등한시하라는 원리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을 최선을 다해서 물질적인 영역을 정복해야 합니다.
나발은 당시에 엄청난 부자였는데 그 행사가 악했습니다(3절). 악한 자에게 부가 몰리게 하는 것, 그것은 비극이요, 성도의 직무유기입니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서 물질적인 영역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역사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정직한 성도가 물질적인 영역을 정복할 수 있습니까.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궤휼과 속임수를 써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깨끗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면 브살렐과 오홀리압에게 지혜를 주셔서 성막을 짓게 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재리의 지혜로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 물질적인 영역을 정복할 수 있는 지혜와 재능을 달라고 하십시오. 물질과 부를 사명감을 가지고 구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사명적 추구에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2. 많이 벌어 많이 주십시오
물질적인 축복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되었으면 하나님의 뜻을 위해 풍성하게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나발은 다윗의 요청을 전하는 열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내 떡과 물과 내 양털깎는자를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져 어디로서인지 알지도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11절)." 이 말에서 나발은 "나"를 강조합니다.
그는 자기 자신의 탁월함으로 부를 얻게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는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부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물질을 위탁받은 청지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참된 부의 소유자가 됩니다.
청지기가 가진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주인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인의 뜻대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것을 자신의 것인 양 자기만을 위해서 아무렇게나 사용한다면 얼마나 잘못된 일입니까. 그것은 부잣집 대문을 지키는 수위가 거드름 피는 것입니다. 수위는 그 집에서 자기의 소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집 안에 있는 나무 하나, 강아지 한 마리도 자기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안하무인으로 거드름 피우는 것을 보면 참으로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하게 얘기하면 부자의 거드름도 부잣집 대문을 지키는 수위가 거드름 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 부동산, 황금 등 어느 것 하나 진정으로 자기 것은 없습니다. 다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이 일시적으로 맡긴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거드름을 피운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보기에 민망하겠습니까.
물질의 주인되신 하나님의 뜻은 부를 나누어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 사회가 그런 식으로 지탱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자가 되었으면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그 물질을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자의에 의해 나누지 않으면 타의에 의해 빼앗기는 원리가 하나님이 물질계를 운용하시는 원리입니다.
나발이 나누지 않음으로 다윗의 분노를 사서 그의 전 재산과 목숨을 잃은 처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있는 자"는 "나누지 않으면 빼앗긴다!"는 원리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무서운 결과가 있습니다. 그것은 청지기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부자에게는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가복음 12장 48절을 보십시오.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무슨 말입니까. 많이 베풀려고 하면 많이 받기를 소원해도 좋을 것이나 적게 내놓을 생각이라면 적게 받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은혜를 받으세요"라고 하면 "아멘"을 잘도 합니다. 그러나 많이 베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은혜를 많이 받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많은 은혜를 주신 목적은 많이 베풀라고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을 외면한다면 심판의 때에 하나님의 무서운 질책이 있을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하나님에게 바치고, 사람에게 주는 것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을 말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소유의 복"을 연상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소유의 포로가 된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바치고 나눌 때 찾아옵니다.
그러므로 "돈을 어떻게 쓰느냐"고 하는 것은 보통 질문이 아닙니다. 이것은 가장 깊은 철학적 질문 중의 하나이고, 또한 깊은 신앙적 질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성실하고도 의미있는 답변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돈을 벌어서는 안됩니다.
복이란 퍼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복의 샘이 깊어지고 맑아집니다. 그러나 복을 퍼내지 아니하면 복의 물줄기는 얼마 있지 않아서 썩어버리게 됩니다.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지 사랑하는 대상으로 삼으라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항상 다음과 같은 멋있는 기도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이 손이 다른 사람을 위해 많이 쓰는 손 되게 하소서!" 이 기도를 항상 마음 속에 되새기는 자! 그에게 하나님은 물질적인 문을 활짝 열어 주실 것입니다.
3. 현재 적절하게 쓰십시오
재산 축적에 너무 몰두하지 말고 번 돈을 시의적절하게 의미 있는 일에 쓰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생 동안 구두쇠처럼 돈을 모으기만 하다가 죽으면서 거액의 재산을 좋은 일에 헌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거액을 헌납했다고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그런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닙니다. 구두쇠노릇을 하다가 죽기 전에 거액을 헌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쓰는 일입니다. 물질적 헌신의 문제에서 이 "헌신의 현재적 원리"를 꼭 기억해야 합니다.
죽을 때에 거액을 헌납하는 것은 어차피 가져가지 못할 재산을 가지고 죽은 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위로하고 점점 조여오는 죄책감에서 자유하고 싶은 수단으로 헌납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최선을 다해 벌고, 최선을 다해 가치 있게 쓰는 것입니다.
꽃다발을 남에게 줄 때 꽃다발을 주는 나의 손에 먼저 향기가 묻어나는 것처럼 내가 남에게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할 때 남보다 내가 먼저 행복해집니다. 여러분! 행복한 부자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러면 지금 주십시오. 그리고 주고자 하는 마음을 준비하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이 그 마음을 살피셔서 만족케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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