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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본문:마 20:29-34절
2002-04-16 22:56:46 read : 15802
제목:주여! 우리 눈 뜨기를 원하나이다.
거리에 노숙자들이 또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숙자문제는 단순히 그들에게 일할 곳이 없다는데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이나 꿈이 없어져 버렸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기운이 없고, 맥 빠진 듯 한 모습을 하고 거리를 배회하고 다닙니까? 배가 고파서일까요? 날씨가 추워졌기 때문일까요? 물론 배도 고프고 날씨도 추워졌으니 기운 없고 맥 빠지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일자리가 없어도, 지금 당장은 먹고살기가 빠듯해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그렇게 어깨가 축 처진 채로 노숙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숙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자포자기하거나 더 이상 기대감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나 계획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저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삽니다.
시각장애인 가운데 '새빛 맹인선교회'를 이끌고 계신 안요한 목사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 '낮은데로 임하소서'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안 목사님은 실명하시기 전까지 세상말로 표현하면 한마디로 '잘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일류대학 졸업과 더불어 앞날을 보장받는 유학의 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시력이 점 점 약화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실명을 비관하면서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 후, 그가 찾아갔던 곳이 서울역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 깡통 하나 달랑 차고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었습니다. 그 날 하루 동전 몇 닢 받아서 그 돈으로 술 한잔 걸치고, 술기운에 소리 빽빽 지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 걸어 싸움하고, 그것이 서울역 거리에 깡통차고 모인 사람들의 생활이며 삶이었습니다. 그들의 문제는 직장이 없고, 집이 없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나 소망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명 이후에 안 목사님도 한 동안 그 곳에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길가에 나와 앉아 있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앞에서 얘기한 두 가지를 다 포함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즉 내일에 대한 희망이나 꿈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자신의 삶에 어떤 구체적인 설계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길가에 나와 구걸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몇 푼 받으면 그것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며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그들이 자신의 삶에 희망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요즘도 장애인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 중에는 간혹 안마나 침술을 배워 '시술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전체 시각장애인의 비율로 따져 볼 때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 나머지는 부모에게 경제생활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도 여의치 못한 사람들은 정말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 당시야 오죽 했겠습니까?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겠습니까?
그래도 어쨌든 요즘은 제한적이나마 시각장애인들에게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지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안마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자격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당시는 그나마 이런 기회마저도 전혀 제공되지 않는 때였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직업을 가지거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리에 나와 앉아서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구걸하는 일입니다. 그 일이 그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두 명의 시각장애인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느 때와는 다르게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먼저 본문 29절에 보면"저희가 여리고에서 떠나갈 때, 무리가 예수를 좇더라"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여리고를 떠나 길을 가실 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두 명의 시각장애인들은 그 날도 큰 의미 없이 자신들이 항상 앉아 있던 길에다가 지금까지 해 오던 습관대로 자리를 펼치고, 깡통 하나 달랑 자기 앞에 놓고 자신들은 앞을 볼 수 없는 불쌍한 사람인고로 한푼 적선해 달라는 식으로 구걸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길이 대로(大路)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서는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간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달리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면 이들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동전 한 닢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갈 정도면 적어도 큰 부자의 행렬이거나 아니면 큰 권세를 가진 사람의 행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겠습니까?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을는지 모릅니다. "오늘 한 건 잘 하면 점심, 저녁은 물론이고 술도 한잔 먹을 수 있겠다"하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구걸하는 사람의 평범한 생각입니다. 한번에 한끼를 해결할 수 있으면 그 날은 그럭저럭 "괜찮은 날"입니다. 그런데 한번에 두끼 아니 세끼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을 얻게 되면 그 날은 어떤 날입니까? 세상말로 "봉 잡은 날"입니다. 그런데 세끼 다 해결하고 거기다가 술까지 한잔 얻어 마실 수 있게 되면 그 날은 어떤 날이겠습니까? "뿅 가는 날"입니다.
지난번 중국에 갔을 때 구걸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사람을 기막히게 잘 알아봅니다. 그리고 다가와서 도와달라고 손을 내 밉니다. 이들은 하루종일 구걸하면서 이리저리 다니는 것보다 한국사람 한사람 잘 만나면 며칠은 버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손을 내밀 때, 보통 중국 돈으로 100원 정도는 주기 때문입니다. 이 돈이면 며칠은 배불리 식사할 수 있는 돈입니다. 한 사람에게 10원만 받아도 그 날은 운수대통한 날입니다.
이 시각장애인들도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누구의 행렬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가느냐?"고 물었을 것입니다. 그때 누군가가 그들에게 "예수가 지나간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30절에 "소경 둘이 길가에 앉았다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 함을 듣고…"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길가에 앉았다가 뜻하지 않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예수가 지나가신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동전 몇 닢을 얻으려고 그곳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 예수가 그곳을 지나신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행운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예수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예수가 문둥병자를 고치고, 여러 종류의 많은 병자를 낫게 하고, 심지어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시각장애인도 이미 고쳐 주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때, 그때 당장이라도 찾아갈 것이지 왜 여태까지 예수를 찾아가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 길에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을 예수 앞으로 데려다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요한복음 5장을 보면 베데스다 못 가에 38년된 병자가 있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천사가 가끔 그 못에 내려와 물을 동하게 하는데 동한 후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어떤 병에 걸리든지 낫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38년된 병자가 있었는데 그는 그 못 가장 가까운데 있었지만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를 병자 자신이 설명했습니다. 즉 그 물이 동할 때, 자신을 그 못에 넣어줄 사람이 없어서 병 고침을 받지 못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보면 예수님 당시에 이런 병자나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시각장애인들의 경우도 결국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듣고도 지금까지 예수를 만나지 못한 이유가 그들의 장애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예수께로 데려다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볼 때, 자기들 마음에 회의적인 생각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우리 같은 거지를 예수가 만나 주실까?"라든가, "혹 만나러 갔다가 문전 박대 당하면 어떻게 하나?"라든가 그런 회의적인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예수를 만나지 않았거나, 아니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돈 몇푼 얻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 그들의 인생에 기회로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예수가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그들은 힘차게 예수를 불렀습니다. 30절 하반절에 "소리질러 가로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하니".
더 이상 눈치볼 필요가 없습니다. 하기야 맹인이 가장 용감해 질수 있는 때가 이런 때가 아니겠습니까? 제 친구 중에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에벤엘 선교회를 이끌고 계시는 전명훈 목사님입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자기는 무엇이든지 용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일이 가능한가?" 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 하는 말이 "자기는 눈에 도무지 보이는 것이 없어서 용감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 장한 장애인상 후보로 추천되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수상자로 확정이 되면 대통령 앞에 가서 상을 받게 될텐데 그 친구 아마 그때도 담대하게 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요 "눈에 뵈는 것이 없으니까?"
이 사람들이 눈치 볼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라고 했습니까?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했습니다. 이 기회는 어쩌면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단 한번의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슨 망설임이 있고, 무슨 눈치 볼 일이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주님을 만나는 일에도 이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너무 겉치레와 체면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는 일에도 얼마나 체면을 차리고, 뜸을 들이는지 모릅니다. 좀 더 적극적이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그 기회를 얻고자 뛰어드는 모습이 있어야겠습니다.
31절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무리가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더욱 소리질러 가로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지라" 그들의 소리가 얼마나 컸든지 무리들이 이들을 향해 '잠잠하라'고 꾸짖었습니다. 그러나 무리들이 잠잠하라고 꾸짖은 것은 단지 그들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들이 꾸짖은 이유 중에는 시각장애인을 무시하는 마음이 많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생각에는 '주님이 가시는 길에 이들이 한마디로 걸리적거리고,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우리도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지나간다' 하면 미리 그 지나가는 거리에 있던 노점상들을 철거시키고, 미관상 보기 좋지 못한 것은 다 걷어 가버리곤 했습니다. 사실 노점상들은 리어카 한 대가 그들의 전 재산임과 동시에 유일한 생계수단입니다. 그런데 미관상 좋지 않다 하여 강제로 빼앗고, 걷어 가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재미로 연못에 돌을 던질는지 몰라도 그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실수를 얼마나 많이 범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나는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해 버렸던 일들이 상대방에게는 인생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예수를 만나는 일은 절대절명의 기회입니다. 그동안 예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을 데려다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자신들을 데려다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큰 소리로 부르기만 해도 예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치면 그들은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상실해 버릴 지도 모릅니다.
눈뜨는 일이 왜 그토록 중요합니까? 그것은 단지 자신들이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차원만은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이들이 지금 거지 신세가 되어 거리에서 구걸하게 된 이유도 눈 때문이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직장을 얻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인생이 정당한 대우나 공평한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던 원인이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이 눈을 뜨게 된다는 것은 모든 차별 받던 삶이 회복되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밝은 세상을 보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삶이 회복되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 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이 사람들에게 예수를 만난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나고 싶었지만 육체의 연약함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분, 그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들이 늘 자리를 펴놓고 구걸하던 그곳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소리로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만나려면 소리를 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무리들은 이들이 주님께서 가시는 길에 방해가 된다하여 꾸짖어 '잠잠하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토록 중요한 문제가 어떤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참된 공동체의 회복은 같은 마음을 품는데 있습니다. 누군가가 아파하면 같이 아파할 수 있고,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같이 힘들어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시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마음을 품기보다는 무시하고 모른 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 우리들이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는지 이시간 반성해 볼 문제입니다. 그러나 아뭏튼 이 정도에서 물러날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더욱 크게 소리 질러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주님이 가던 길을 멈추섰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32-33절입니다.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저희를 불러 가라사대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가로되 주여 우리 눈 뜨기를 원하나이다." 예수님은 그들의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그렇습니다. 무리들은 이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꾸짖고 잠잠하라 고 야단쳤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고 친절하게 물으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찾는 이를 거절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그 사실을 이미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7:7-8절)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일까요? 구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찾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두드리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구하거나, 찾거나, 두드리지는 않습니다. 주님은 절대 막으시거나 거절하시는 법이 없는데 왜 우리는 구하지 않는 것일까요? 주님은 불쌍히 여겨달라고 크게 소리를 지른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이들에게 뿐 아니라 오늘 우리들에게도 물으십니다.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이들은 즉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말했습니다. "주여 우리 눈뜨기를 원하나이다"
그렇습니다. 이들에게는 눈뜨는 일이 유일한 소원입니다. 배불리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돈을 한 아름 안겨다 달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리에서 하늘을 지붕 삼아 살던 그런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훌륭한 집을 마련해 달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눈을 뜨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눈을 뜨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눈을 떴다고 해서 당장 누가 일자리를 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눈을 떴다고 해서 당장 돈을 벌수 있고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당장의 유익을 생각하면 차라리 눈을 뜨는 것보다 돈을 한아름 안겨달라고 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기거할 수 있는 좋은 집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현명한 부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삶의 회복이 아닙니다. 이 사람의 삶의 진정한 회복은 눈을 뜸으로서 시작되어집니다. 왜냐하면 눈을 뜨지 못함으로 그가 지금까지 거리에서 구걸하는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돈은 다 써버리고 나면 그는 다시 구걸하는 자리에 가야 합니다. 집도 잃어버리면 다시 거리에 나가서 앉아 있는 신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것으로는 결코 진정한 삶의 회복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눈을 뜨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도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어떤 결과나 열매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을 뜨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으실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시겠습니까? "사업 잘되게 해 달라구요?" "건강하게 해 달라구요?" "하는 일마다 형통케 해 달라구요?" 물론 이런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우리의 삶의 진정한 회복을 가져다 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구할 것은 "내 눈을 뜨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그들을 어떻게 하십니까? 34절에 "예수께서 민망히 여기사 저희 눈을 만지시니 곧 보게 되어 저희가 예수를 좇으니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그토록 크게 소리지르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니 그들이 보게 되었습니다. 성경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여기서 한번 상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눈을 뜨는 순간 제일 먼저 무엇이 보였을까요? '찬란한 빛, 태양의 강렬함' 물론 그런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그들 시야에 제일 먼저 들어온 분은 자기 바로 앞에서 자신들의 눈을 만져 주신 예수님일 것입니다.
그런데 눈을 뜨고 난 뒤 그들은 무엇을 선택했습니까? "예수를 좇으니라"고 했습니다. 눈을 뜨면 일자리도 얻고, 눈을 뜨면 더 이상 장애인이라고 차별 대우를 받지도 않고, 눈을 뜨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지금까지 당한 서러움에 대한 보상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보상보다 주님을 좇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내가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어 오신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무엇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렵니까? 주님은 우리를 민망히 여기사 우리의 구하는 바를 들어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사시겠습니까? "나도 이제 눈을 떴으니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찬란한 인생을 한번 살아보겠노라"고 결심하시겠습니까? 그 뜨게 된 눈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그분을 좇아가는 삶을 사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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